구본창, 사물의 초상
서울시립미술관에서 본 구본창의 회고전. 사물을 사람처럼 세워둔 사진들.
초안 — 사진은 우리 것이지만 글은 지면을 잡기 위해 쓴 예시입니다.

백자를 찍은 연작 앞에서 오래 서 있었습니다. 배경은 거의 비어 있고, 항아리 하나가 화면 가운데에 조용히 놓여 있습니다.
사물을 이렇게 찍으면 사물이 인물처럼 보입니다. 정면, 단독, 눈높이. 초상 사진의 문법을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.

여백이 하는 일
전시장의 벽도 사진과 같은 방식이었습니다. 작품 사이를 넓게 띄우고, 한 벽에 한 점만 거는 구간이 반복됩니다.
많이 보여주지 않는 편집이 오히려 오래 보게 만듭니다. 볼 것이 하나뿐이면 그 하나를 보게 됩니다.


